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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휴의 알아야 산다/미휴의 잡다한 생각

서울시 초중고 체벌 금지 소식을 듣고....생각난 어릴적 친구

by 미휴 2010. 11. 1.



서울시교육청은 11월1일 서울 초중고 학교가 어떤 형태의 체벌도 금지하는 규정을 담은 새 학교생활규정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 규정에 따라 집단 체벌이나 지속적인 체벌 행위가 일어날 경우 교육청이 주의나 경고 및 징계를 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체벌을 재미있게 하는 선생님 웃겨서 담아왔어요 - 출처 http://cafe.naver.com/rkong301/90

서울시 초중고 체벌 금지란 소식을 듣고 갑자기 20여년 동안 잊고 있었던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내가 학교 다닐때는 당연히 선생님이 때리면 맞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맞을 때 마다 반항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그래도 스승님 인데 꾹 참았지요.
국민학교때의 일로 기억합니다. 아니 이제 초등학교 지요, 초등학교 6년 동안 단 한번 여자선생님이셨고 나머지는 다 남자선생님이셨습니다. 그 중 단 한번의 여자선생님일 때의 잊지 못할 체벌 기억이 생각 납니다. 그때 저는 초등학교 4학년! 3학년때 까지는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않고 선생님이나 어른 앞에서는 조용하지만 친구들하고는 장난이 심한 아이였죠~ 그런데 4학년때 같은반에 조금 불량한 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등교길에 (예전 서..우유통 기억하세요? 병에 들은 것하고 사각형팩에 들은 것 참 맛있었는데~) 남의 집 우유를 돌아가면서 훔쳐먹고 친구 돈 뺏고 ~ 오락실 다니고 ~ 이 정도면 불량학생으로 찍일 만 하죠~ 이 친구와 친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학교담을 넘어 땡땡이을 치고 오락실에 갔죠~ 당연히 그친구가 꼬셔서 갔지만 그때 오락 한게임에 30원정도 할 때 인것 같군요 ~ 다들 학교에 있을 시간이라 텅빈 오락실에서 둘만 재미 있게 열심히 몰두해서 오락을 했죠~ 그런데 어두운 오락실에 갑자기 밝은 빛이 비추더니 문쪽에서 긴머리에 여자분이 다짜고짜 우리 머리카락을 잡고 끌고 나가는 겁니다. 당황한 우리는 누구냐고 놓으라고 소리치면서 끌려 나갔습니다. 끌려나와 밖에서 보니 이게 누군니까 선생님이 셨습니다. 우린 죽었구나 생각했죠~ 다시 학교로 끌려간 우리는 반친구들 앞에서 손바닥으로 얼굴을 엄청나게 맞고 그 길고 딱딱한 출석부 기억나세요 또 그걸고 머리 터지도록 맞고 나가라고 발로 차이고 초등학교시절 그날 만큼 먼지나도록 맞아 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거기까지면 다행이지요~ 복도에서 손들고 서 있는데 지나가는 선생님들은 또 한대씩 머리를 쥐어박고 갑니다. 
그런 체벌에도 우리는 꿋꿋이 가끔 몰래 또 땡땡이도 치고 친구집에도 가고 더욱더 친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 등교를 하는데 누군가가 등교하다가 기차에 치어 죽었다는 소리가 들렀습니다. 아 누구지? 하고 그냥 교실로 들어가는데 그 친구 책상이 비워져 있었습니다. 어제까지 같이 우유먹고 오락실을 갔던 친구가 죽었다니 전 ~ 멍하니 먼산만 바라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 너 그 친구집알지? 같이가자!" 라고 하면서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고 근방이라도 터져나올 기세였습니다. 선생님과 저는 택시를 타고 그 친구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 친구 집은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여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자전거로도 20분에서 30분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곳이고 집앞에 건널목이 있어 항상 기차를 조심해야 합니다.
선생님과 저는 친구집에 도착을 했고 도착했을때는 이미 친구의 시신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여동생과 어머니는 마당 앞에 앉아 울고 있고 아버지와 친구남동생은 기차길옆에 그 친구가 숨긴 자리에서 친구의 옷을 태우고 있었습니다.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친구는 그날도 변함없이 자전거를 끌고 건널목을 건너려다 기차 속도에서 나오는 힘때문에 바퀴로 빨려 들어 갔다가 자전거와 함께 튕겨저 나왔다고 합니다. 그때의 끔찍한 사건을 생각나게 하는 핏자국들이 군데군데 보였고 친구가 떨어진 자리엔 아직 마르지 않은 핏자국들이... 어린 나이였지만 그 충격이 아직 생생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 여자선생님은 오열을 하며 쓰러질 정도로 울음을 터트리고 발버둥을 쳤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잘해줄 걸 하며 마치 지난 번 체벌을 후회라도 하듯이...
그 이후 그 여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절대 손을 대지 않았고 얼마남지 않은 나의 4학년은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냥 갑자기 생각난 나의 어릴적 체벌사건을 두서 없이 늘어 놓아 보았습니다.

이젠 몽둥이로 교육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학생들이 잘못했다면 그 것이 진정 잘못이란 것을 마음으로 깨닫게 해 주는 것이 선생님의 몫이 아닐까요? 
체벌보다는 진정한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고 무엇 때문에 엇나가는지에 대한 관심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서울시 초중고 체벌 금지는 잘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관심이 적어지고 빗나가는 학생들을 내버려두지 않을까?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선생님으로써 해야할 일이 아니죠? 선생님이 된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니까요.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는 진정한 맘으로 학생들에게 사랑의 매을 드셨겠지만 일부의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구타하는 수준의 체벌이 문제가 되고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까지 심각한 수준의 체벌을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동인 것 같습니다.
선진국일수록 자기가 한 행동을 책임질 줄 아는 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학생들도 체벌을 무서워하고 체벌이 없어지니까 이제 맘데로 해야겠다가 아니라 지금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미래에 얼마나 많은 책임과 어떠한 결과를 가져 올 것인지에 대해 안다면 지금의 학창생활을 더 보람있게 보내지 않을까요  
  

-사진출처 : 뉴시스